

작품 속 보름달은 완전함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그 완전함이 붕괴된 형상으로 다가온다. 초점이 흐려진 채 빛과 어둠이 맞물린 이 장면은, 명료함의 결여를 통해 오히려 현대적 진실의 형태를 드러낸다.
이 빛은 단순한 달빛이 아니라, 불확실한 시대를 비추는 인식의 빛이다.
명확하게 볼 수 없는 현실, 잡히지 않는 미래, 균열이 스며든 질서 — 그것이 오늘의 달빛을 흐리게 만든다. 그러나 바로 그 흐림 속에서 관객은 새로운 ‘감각의 초점’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.
작가는 이 이미지로 완전함에 대한 집착을 거부한다.
그의 달은 더 이상 원형의 이상이 아니라, 해체된 완전함이며, 불안 속에서 피어나는 감각의 순수함이다.
빛은 여전히 중심에 머물러 있으나, 그 주변의 어둠이 빛을 정의한다.
이 대비는 존재와 부재, 확신과 의심, 기억과 망각의 경계를 시각화한다.
‘불확실성의 달’은 결국 한 세대의 초상이다.
확실성을 잃은 시대의 시선이 만들어낸 새로운 달 — 흐릿하지만 진실하고, 불안하지만 아름다운 달이다.
이 작품은 그 모호함 속에서 인간이 감각으로만 붙잡을 수 있는 세계의 진실을 조용히 증언한다.

2025.11.6
원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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